성은경

서퍼 / 편집 디자이너


 “제 취미는 다양하고 많은데 취미마다 또 시작한 계기와 에피소드가 다 달라요. 얘기가 너무 길어지면 어쩌죠?” 

성은경은 평일에는 학습지 편집 디자인 일을 하고 주말이면 강릉의 금진해변에서 서핑을 한다. 

사회 초년생 시절 클라이밍에 빠졌고, 클라이밍 지인으로부터 서핑을 접했다. 

매주 서핑을 하느라 아예 바닷가에 집을 구했다. 

일주일 중 가장 길게 일정이 비어 마음이 편안하다는 목요일에 그를 만났다. 

촘촘한 취미 이야기를 청해 들었다.

평일

“일하고 운동하고 강아지 콩이와 산책하는 게 전부예요.” 

성은경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재활을 위해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고 세 번 정도 요가를 한다. 

평일에 친구를 만나거나 놀러 나가는 일은 거의 없다. 

“2018년에 부모님이 계신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로 이사하고부터는 

서울까지 나오는 게 귀찮아졌어요. 운동 일정에 맞추는 것도 어려웠고요.” 

그가 그리운 친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주말에 금진으로 만나러 오면 돼요!” 

금진88

강릉시 금진 해변 88번지의 집을 빌려 쓰고 있다. 

그렇게 한지 만 2년이 다 되어 간다. 금진88은 길건너 앞바다와 작은 뒷산을 가진 오래된 집이다. 

“원래는 주말마다 내려와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어요. 그러다가 금진에서 서핑하는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원룸을 빌려 지내다가 지금 집을 구하게 되었죠. 짐도 보관하고 강아지도 데리고 올 수 있어서 좋아요.” 

금진88은 앞은 바다로 뒤는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오래된 양옥주택이다. 

사는 데 무리 없도록 성은경과 친구들이 직접 수리했다. 

클라이밍과 서핑

“클라이밍은 제가 처음으로 가진 취미예요. 7년 정도 자연에 나가 등반하는 일에 빠져 지냈어요.” 

바깥 환경의 변수를 즐기며 등반을 즐기던 성은경은 어느 날 서핑을 시작했다. 

같이 클라이밍을 하던 언니를 통해 한 두 번 해보다 대뜸 시즌권을 끊었다. 

“2015년이었나. 그땐 혼자고 차도 없어서 자주 가진 못했어요.” 

그 와중에 친구가 좋은 매물을 발견했다며 보드 구매를 추천했다. 

“지금, 이 보드를 사야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다는 얘기가 와닿았어요. 70만 원 정도 하는 중고 보드를 덜컥 사버렸죠.” 

그는 새로 시작하는 일에 두려움이 없다. 

“주변에선 충동적이라고도 하고 실행력이 좋다고도 해요. 아무튼 망설이는 시간은 짧은 편인 것 같아요.” 

피자

피자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외식이 어려운 금진 해변에서 부터였다. 

 “예전에 블로그에서 본 이탈리안 피자를 떠올리며 에어프라이기에 구워봤어요.” 

 결과물은 달랐지만, 만들어 먹는 과정은 즐거웠다. 

높은 온도에서 피자를 굽기 위해 미니 화덕을 직구했다. 

 “살 게 있으면 사야 해요. 그래야 더 진심으로 즐길 수 있거든요.” 

 그의 피자는 그 사이 꽤 모양을 갖췄다. 

 금진 해변을 찾은 친구들은 루콜라와 프로슈토, 앞마당의 무화과를 얹은 성은경 표 화덕피자를 맛볼 수 있다.

친구들

“취미를 같이 하는 사람들? 그게 저한테 엄청 중요한 부분이더라고요. 

클라이밍도 서핑도 좋은 친구를 만나서 오래 할 수 있었어요. 

지금 요가원 선생님도 제가 요가에 몰입할 수 있는 이유가 되어 줬어요.” 

성은경이 주말마다 경기도에서 금진으로 내려가는 이유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가 금진으로 이주할 수 없는 이유는 지금 요가원과 재활 센터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다. 

“제 친구들요? 취미에 진심인 사람들이에요. 

자기 주장이 강하고 낯도 가리는 저를 편하게 받아들여 줄 만큼 오직 자기 일에 진심인 사람들이죠.”

오름이란?

소중한 친구같은 브랜드. 

인터뷰어 : 조서형 @veenu.82 / 사진 : 오름 @orumm

은경's Favorites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floating-button-img